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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가족 '저소득 부자가정' <상> 실태와 원인

사무국2006.06.26 16:52조회 수 332댓글 0

 

위기의 가족 '저소득 부자가정' <상> 실태와 원인

"애들 옷 꼬질꼬질하다고 놀림 받을까 걱정"
질병으로 직장 잃고 정부보조 60만원으로 생활
아이들 재우고 나면 밀려드는 외로움 술로 달래
직장있는 아버지는 양육소홀로 아이들 '외톨이'



승용차가 오르기도 힘든 부산 남구의 고지대 영세민 마을. 부엌 딸린 방 한 칸짜리 좁은 집에서 A(51) 씨 4식구의 힘겨운 하루가 시작된다.

지난 23일 오전 7시. 먼저 기지개를 켠 A 씨는 "밥 먹고 학교 가야지"라며 곤히 잠든 3자녀를 흔들어 깨웠다. 그는 미닫이 문을 열고 부엌으로 가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로 김치찌개를 끓였다. 찌개가 끓는 동안 아들(12)이 입을 옷과 책가방을 챙겼다. A 씨는 매일 상에 오르는 김치찌개를 불평없이 먹어주는 아이들이 고마울 뿐이다.

자녀들이 등교한뒤 A 씨는 설거지를 끝내고,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집안 청소와 빨래를 한다. 대충 집안 일을 마무리한 그는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를 절룩거리며 뒷 산에 올랐다. 아내와 이혼한 지 벌써 5년. 불편한 몸 때문에 환경미화원 일을 그만 둔 그의 외로움은 더욱 커졌다.

지난 20일 지급받은 정부보조금 60만 원. 이미 2만 원으로 1주일치 찌개를 끓일 돼지고기를 샀고, 전기·수도요금 등 공과금으로 18만 원이 들어갔다. 여기에 달세 20만 원을 떼고나면 20만 원이 남는다. 한달 생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들에게 옷을 하나 사주겠다고 마음 먹는다.

오후 6시30분. 아들이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집으로 왔다. A 씨는 아들의 손을 잡고 시장으로 나섰다. 옷 고르는 일이 쉽지 않다. 어떤 스타일이 유행인지, 요즘 아이들은 무슨 옷을 입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결국 A 씨는 아들과 실랑이만 벌이다 다음에 사주기로 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빨래를 한다고 하지만 애들 옷이 늘 꼬질꼬질해요. 친구들에게 놀림받지 않을까 걱정이죠. '절대 기죽거나, 맞고 다니지 말라'고 버릇처럼 얘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남자 혼자서 자식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요."

저녁 9시30분. 복지관 공부방에 갔던 둘째 딸(14)이 돌아 왔다. A 씨는 딸과 아들이 숙제하는 사이 상추를 씻어 저녁상을 차렸다. 그는 자녀들이 잠든뒤 소주 한 병으로 하루의 피곤함을 달랬다. 그는 "나처럼 홀로 아들을 키우던 친구가 지난달 알코올 중독으로 숨졌다"면서 "나도 술을 끊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밤 11시. 고교 3년생인 큰 딸(18)이 들어와 잠든 동생들 발 밑에 무거운 가방을 내려 놨다. A 씨는 딸이 혼자 늦은 저녁을 챙겨 먹는 모습을 지켜본 뒤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그나마 A 씨는 아픈 몸에도 불구, 자녀 양육을 위해 애쓰는 케이스다. 두 자녀를 홀로 키우는 C(40) 씨는 일용직 직장을 갖고 있다. 들쭉날쭉한 작업시간과 잦은 술 자리로 자녀들을 돌볼 겨를이 없다. 초등학생 딸(9)은 인근의 사회복지관을 나가지만 가정에서의 '역할 모델'이 없어 또래에 비해 사고력이 뒤처진다고 복지관 관계자가 전했다. 아들(11)은 오락실 만화방 등을 떠도는 등 정상적인 가정생활에서 일탈하고 있다.

일과 자녀 양육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아버지들은 장애나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 직장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당연히 경제적 정신적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역시 부자가정의 가장인 B(55) 씨는 지난해 말까지 개인택시를 몰다 직업을 버렸다. 대출받은 돈으로 개인택시를 운전하다 보니 이자를 제하고 나면 한 달 수입이 90만 원 정도인데, 지병인 당뇨 치료로 매달 10만~15만 원, 달세 15만 원을 내고 나면 생활비가 모자랐다. 그는 하는 수 없이 기초생활수급자를 선택했다. 병원 치료를 무료로 받고, 정부보조금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없어 올해 국립대에 합격한 첫째 딸(18)은 입학하지 못했고, 반에서 1·2등을 다투던 둘째 딸(15)은 실업계 고교에 진학했다.

부산종합사회복지관 양영아 사회복지사는 "부자가정 자녀들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고, 욕설을 일상언어로 사용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다"면서 "부자가정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물론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 부자가정 왜 생기나

- 이혼 80% 배우자가출 10% 순



최근 몇년 사이 부자가정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이혼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올해 부산시가 부산지역 부자가정에 대해 샘플조사 한 결과 1124가구 중 80.1%인 900가구가 이혼으로 부자가정이 됐다고 응답했다. 샘플조사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04년에는 부자가정 사유 중 이혼이 78.7%, 2005년에는 79.6%로 점차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배우자 가출이 10.3%로 많았고, 배우자 사망(5.2%)과 미혼부(3.3%) 등이 뒤를 이었다.

비록 저소득 부자가정은 현재 2968가구로 수치상으로는 모자가정(1만387가구)의 28.5%에 불과하지만, 증가폭이 모자가정보다 훨씬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혼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아버지가 자녀양육을 맡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자가정 자녀 가운데 초등학생 이하가 57.8%, 중학생까지 포함하면 75.9%에 이른다. 문제는 자녀교육에 있는 셈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독일 베를린시의 경우 전체 가정의 48%가 한부모 가정일 정도"라면서 "부자가정의 급증은 선진화와 함께 자연스런 현상일 순 있지만, 자녀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권혁범 기자



# 부자가정 시설 프로그램 전무

- 부산지역 모자가정 지원시설은 10곳

부자가정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의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02년부터 사별 및 이혼 등으로 혼자가 된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해 모·부자복지사업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모자가정에 주로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모·부자복지법에 의해 운영되는 보호·자립시설은 만 18세 미만 자녀를 둔 무주택 저소득 모자가정을 위한 모자보호시설이 있고, 이 시설을 퇴소뒤에도 자립이 안되는 가정을 위한 모자자립시설 그리고 배우자 학대에 대비한 모자일시보호소 등이 있다. 이밖에 미혼 임신여성 쉼터인 미혼모시설, 2세 미만 영·유아 양육 미혼모를 위한 양육모그룹홈 등도 운영 중이다.

반면 부자가정을 위한 시설이나 제도적 지원은 거의 없다. 부산에도 모두 10곳의 모자가정 시설이 있지만, 부자가정을 위한 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부자가정 자활 프로그램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1~10월 부산시사회복지관협회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5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부자가정지원사업을 처음으로 펼쳤지만, 이 마저도 올해는 예산 지원이 끊겨 중단됐다. 부산지역 11개 사회복지관이 주도한 이 사업은 △부자(父子)가정의 부자(富者)가정 만들기 △주말농장 △러브하우스 등의 프로그램을 펼쳐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 재개가 불투명하다.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문선화 교수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선거권자인 노인이나 장애인 들에 집중되고 아동, 특히 한부모가정 아동들을 위한 정책은 부족하다"면서 "미래를 위해 아동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부자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혁범 기자



◇여성가족부 모·부자 가정지원 내용(부산시 기준)

내   용
금  액

6세 미만 양육비(연 12회)
5만원

고등학생 입학금
1만7000원

고등학생 수업료(분기)
33만5000원

초·중·고 학용품비(반기)
1만원

중·고등학생 교통비(연 240일)
1100원

모범 모·부자가정 생활안정 지원금(200가구)
50만원




권혁범 기자

기사등록일자 [2006/06/25 21:06 ]

[펌] www.welf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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