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할아버지의 시 '소'입니다.
소야, 몇 살이니?
그런 것 모른다.
고향은 어디니?
그것도 모른다.
그럼, 아버지 성은?
그런 것 그런 것도 모른다.
니를 낳을 때 어머니는 무슨 꿈 꿨니?
모른다 모른다.
형제는 몇이었니?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민주주의니? 공산주의니?
..........
소는 사람처럼 번거롭기가 싫다.
소는 사람처럼 따지는 게 싫다.
소는 사람처럼 등지는 게 싫다.
소는 들판이 사랑스럽고
소는 하늘이 아름다웁고
소는 모든 게 평화로웁고
할아버지는 소처럼 세상을 바라봅니다.
물, 공기, 햇빛, 바람, 흙, 나무, 풀, 짐승, 곤충, 벌레, 똥......
생명있는 모든 것을 자신과 똑같다 하시고
똑같이 소중하다 하십니다.
할아버지는 세상에 생겨난 모든 것은
쓸모없는 게 없다 하십니다.
할아버지는 하느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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